숨개울의 시 읽기

하늘타리

숨개울 2022. 9. 6. 13:01

누가 너더러

하필 이곳에서 살라일렀나

마른 가지에 얹은 가난한 살림

수박향 짙은 꼭지에

허가받은 열매가 훈장처럼 흔들린다

 

어디에 있다 이제 왔느냐

뿌리에 닿아 있는 간절함,

일찍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컸다만

엉키고 꼬이지 않았음이 다행이다

 

가지에 걸려 흔들리는

덩굴일지라도

끈이라고 믿으니

오후의 지는 볕일망정 안타까움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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