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개울의 시 읽기

어디 불편한 곳 있으세요

숨개울 2021. 12. 17. 20:16

그러시면 가까운 분과 대화부터 하세요
불편한 점에 대하여 주변에 널리 알리세요
병은 소문을 내야 고칠 수 있다고 합니다
아프면 아픈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참지 마시고
반드시 가까운 지인들과 대화를 하세요

나이 드신 분들이 자주 겪는 증세는 뭔가를 자꾸 잊게 되는 건데
그건 뭐 그리 아프거나 불편한 일은 아니지만
나름 세월이 주는 적지 않은 고통일 수 있는 데에도
그것이 무슨 질병은 아니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뭔가를 잊는다는 건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요
어쨌든 뭔가를 생각하고 하려 했었는데 도무지 뭘 하려고 했는지가 떠오르지 않는 건
형태가 다른 아픔과도 같은 겁니다
치매라고 하는 질병으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잊는다고만 했는데 그 경지까지 갔다면
본인은 그리 아프지 않을지 모르지만
곁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들은 정말 많이 아플겁니다

거울도 좀 자주 들여다 보세요.
거울은 나를 돌아보는 좋은 도구입니다.
주변에 대화를 나눌 적당한 사람이 없을 땐 진짜 거울이 더 필요합니다.
그냥 거울로 자신의 얼굴만 본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저 흰머리카락이나 검은 점들 아니면 게으른 수염이 보이는 게 전부이겠지요
하지만 자신의 얼굴을 오래 들여다 보는 건 진짜 중요합니다
상대가 있어 길게 대화하는 것 못지 않게 |
많은 걸 자신의 얼굴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가
거울 속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위로가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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